정부의 의료기관 부대사업 범위 확대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에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로 반대하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는 최근 2014년 산별 중앙교섭 참가 사업장 및 산별 현장교섭 사업장 조합원이 참여하는 쟁의 투장 찬반  투표결과 84개 병원 2만8360명중 2만 2075명(78%)이 투표, 9267명(87%)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이에 따라 24일부터 경고 파업 및 집중 투쟁 등 쟁의 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보건노조에 따르면 쟁의행위 찬반 투표는 지난 주 5일간 84개 병원(사업장)별로 2~3일에 걸쳐 진행됐다.

이중 2014년 산별중앙교섭에 참여한 특수목적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지부, 한국원자력 의학원지부 등 44개 사업장에서는 재적 조합원 8191명 중 6839명(83%)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5895명(8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산별중앙 교섭에 참여하지 않은 지부들은 그동안 산별현장교섭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충남대병원지부, 전북대병원지부, 전남대병원지부, 부산대병원 지부, 경상대병원지부 등 국립대병원지부들과 경희의료원지부, 고대의료원지부, 서울성모병원지부, 여의도성모병원지부, 중앙대의료원지부, 한양대의료원지부 등 사립대병원지부, 대한적십자사 소속 24개 지부 등 모두 40개 사업장은 지부별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했다.

그 결과 재적 조합원 2만165명중 1만5236명(76%)이 투표에 참여해 이중 1만3372명(88%)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24일 서울역에서 조합원 5000여명이 참여하는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대국민 캠페인, 대정부 집회, 보건복지부장관 면담 투쟁, 거리 행진 등 30일까지 집중 투쟁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투쟁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또한 의료영리화 정책 반대를 위해 오는 27일 1차 경고파업을 진행한다.

보건의료노조가 24일 5000명 규모의 대규모 파업을 예고한데 이어 공공운수노조 역시 의료영리화 정책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번 공공운수노조 파업에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공공운수노조 산하 국립대병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운수노조는 1차 경고파업 투쟁에 이어 7월 '민주노총 동맹파업', 8월 '가짜 공공기관 정상화 반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은 공공병원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로 국민과 함께 의료민영화를 막아내기 위해 총력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일각에서도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법 개정 등을 통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최근 의료법인의 영리자법인 설립 금지 및 부대사업 확대 제한, 의료법인이 상법상 회사에 출자하거나 지분을 소유할 경우 의료법인의 설립을 취소하도록 하는 '의료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의료의 본질을 해칠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을 의료법 개정이 아닌 '의료법 시행규칙'과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행 의료법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엄격히 제한하고 의료의 영리추구 금지 및 부대사업 외의 사업을 할 때 의료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도록 하는 이유는 의료가 갖는 공공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도 공석이었던 회장이 선출되면서 대정부 의료민영화 관련 투쟁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의협은 그간 회장 공석으로 인한 직무대행체제 지속, 비상대책위원회와 집행부의 갈등 등에 따라 의료 민영화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추 회장이 전임 노환규 회장의 투쟁의지를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투쟁 의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추 회장은 지난 19일 취임사에서 "막중한 책임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회무 안정을 바라는 회원들을 위해 의료계가 대동단결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설립 저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저지 등을 통해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잡겠다"고 주장했다.